'시'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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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소망}

Wikimedia Commons 소망/Wish - 페데리꼬 가르시아 로르까- Federico Garcia Lorca 너의 뜨거운 마음을, 오직 그것만을. 꾀꼬리도, 음악도 없지만, 은밀한 강과 작은 샘물이 있는 나의 낙원, 들녘. 잎새 위로 바람도 일지 않고, 꽃잎이고 싶은 별도 없는, 환한 빛, 가로막힌 시선 가운데 빛나는 또 다른 광채. 고요한 휴식,그곳 우리들의 입맞춤, 메아리로 되울리는 그 소리가 멀리 퍼져 나가는. 너의 뜨거운 마음을, 오직 그것 만을. Just your hot heart, nothing more. My Paradise, a field, no nightingales, no strings, a river, discrete, and a little fountain. Without t..

2021.11.13

Matthew Arnold, {The Buried Life}

© 최광민 The Buried Life - Matthew Arnold (1822-1888) Light flows our war of mocking words, and yet, Behold, with tears mine eyes are wet! I feel a nameless sadness o'er me roll. Yes, yes, we know that we can jest, We know, we know that we can smile! But there's a something in this breast, To which thy light words bring no rest, And thy gay smiles no anodyne. 지금 우리 사이 오가는 가벼운 농담들. 그러나 보라, 내 눈이 눈물로 ..

2021.11.13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린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 저것 좀 봐, 꼭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다린다 저 빗방울이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저 우주의 끝까지 흘러가 다시 은행나무 아래의 빗방울로 돌아올 때까지 그 풍경에 나도 한 방울의 물방울이 될 때까지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리다 보면 내 삶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은행나무 잎이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그대 그대 안의 더 작은 그대 빗방울처럼 뚝뚝 떨어져 내 어깨에 기대는 따뜻한 습기 내 가슴을 적시는 그대 은행 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자꾸자꾸 작아지는 은행나무 잎을 따라 나도 작아져 저 ..

2021.11.13

양전형, {사랑한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 양전형 나는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내 안에 있던 철없는 바람이 그만 너를 사랑한다고 나지막이 말해 버렸다 먹구름 가득하고 파도 드센 날이었다 너는 그냥 무심코 나를 보고만 있었으니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러나 혹시 너를 사랑한다는 그말이 너에게 당도하여 이미 가슴에 넣었거나 던져버리지 않았다면 그 말이 닿는 순간 곧바로 돌려다오 참으로 세상이 맑고 잔잔한 날 헛된 내 바람의 소리가 아닌 진심어린 눈으로 크게 말하리니 너를 사랑한다는 말 너를 사랑한다는 말

2021.11.13

백거이, 시 모음

장한가(長恨歌) - 백거이(白居易)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 원컨데 하늘에선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길 원하네 천장지구라도 다할 날이 있겠으나 이 정한은 끊일 날이 없으리 ------------------------------------- 花非花 花非花 霧非霧 夜半來 天明去 來如春夢幾多時 去似朝雲無覓處 꽃이나 꽃이 아니요, 안개지만 안개가 아니구나 한밤에 왔다가 동트면 떠나니 봄날의 꿈처럼 잠깐 와 머물다 아침 구름처럼 떠나니 찾을 곳 없어라 ------------------------------------- 對酒 巧拙賢愚相是非 何如一醉盡忘機 君知天地中寬窄 雕악鸞皇各自飛 잘하니 못하니, 잘났니 못났니, 서로 시비 걸지만 흠뻑 취해 세상만사 다 잊은들 어떠리 당신..

2021.11.13

만전춘별사 (滿殿春別詞)와 술악부사 (述樂府辭): 후끈하다, 후끈해

Kano Motonobu (1476-1559) 촌평: 이토록 후끈한데, 설마 얼어죽기야 하겠는가! --- 滿殿春別詞 (만전춘별사) - 고려가요 어름 우희 댓닙자리 보와 님과 나와 어러 주글만뎡 어름 우희 댓닙자리 보와 남과 나와 어러 주글만뎡 情(졍) 둔 오 밤 더듸 새오시라 더 뒤 새오시라 述樂府辭 (술악부사) - 金守溫(1409~1481) 十月層氷上 (시월층빙상) 寒凝竹葉棲 (한응죽엽서) 與君寧凍死 (여군녕동사) 遮莫五更鷄 (차막오경) 겨울밤 얼음같이 차가운 바닥 위에 댓잎 깔고 누운 자리 온몸이 시리다 님과 함께 얼어 죽어도 좋으니 새벽닭아 제발 울지 말아라 --- 후끈하다. 후끈해!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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