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 草人 최광민 2024-03-09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최광민] 전공의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은 국제노동기구 (ILO) 강제노동 금지협약 29호에 위배될까?
© 草人 최광민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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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최광민] 전공의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은 국제노동기구 (ILO) 강제노동 금지협약 29호에 위배될까?
국제노동기구 (ILO)
# "강제노동"
직업 선택의 자유와 관련해 대한전공의협회의는, 지난 2월 20일 의협 회관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전공의 사직과 관련해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 "강제노동 금지협약 (Forced Labour Convention)" 준수를 촉구했다.
이어서 국제노동기구에 정부를 제소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모양이다.
[단독] 울산의대 교수들, 국제노동기구에 정부 '제소' 고려
출처 : 메디게이트 뉴스(https://medigatenews.com/news/2950026118)
"....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김미나 비대위원장(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5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2주간 여러 의대 교수들이 대화나 중재를 위한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그 시기는 지나버린 상황”이라며 “강제 노동으로 ILO에 정부를 제소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행정 명령으로 전공의들이 사직을 못하게 막고, 일괄 재계약을 하도록 하고 있다. ILO에서도 정부가 이렇게 하는 걸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건 아니다. 관련 경험이 없어서 (제소를 위해)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이번 전공의 집단사직과 관련한 쟁점은 '강제 노동'에 관한 협약인 29호에 해당하는데, 29호는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금지한다"며 "여기엔 처벌 위협 하에 강요받은 모든 노동이나 서비스가 포함된다"고 되어 있는 규정에 근거한 입장이다.
ILO의 핵심 협약 3개는 국회가 비준했기 때문에 국제법이지만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따라서 '강제노동'을 정부가 강요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강요받은 노동' 모두가 '강제노동'은 아니다. '강제노동 금지'를 명시한 ILO 제 29호 협약은, 동시에 무엇이 강제노동인지 혹은 아닌지를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 한번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악마는 디테일에 (The devil is in the detail) 있는 법이니까.
ILO의 핵심 협약 3개는 국회가 비준했기 때문에 국제법이지만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따라서 '강제노동'을 정부가 강요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강요받은 노동' 모두가 '강제노동'은 아니다. '강제노동 금지'를 명시한 ILO 제 29호 협약은, 동시에 무엇이 강제노동인지 혹은 아닌지를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 한번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악마는 디테일에 (The devil is in the detail) 있는 법이니까.
# 국제노동기구 (ILO) 제 29호 협약
강제노동 협약(Forced Labour Convention, 1930)은 국제 노동 기구의 제29호 협약으로, 국제노동기구 8대 핵심 협약 중 하나이며 1930년 6월 28일 채택되어 1932년 5월 1일 발효되었다.
2014년 6월 11일 국제노동기구 이사회에서 강제노동 협약에 관한 2014년 의정서를 채택하는데, 1930년의 강제노동 협약은 식민지 체제나 일부 독립국에서 국가 차원에서 강제노동이 이루어진 실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서, 인신매매나 채무노예 등 민간 단위에서 발견되는 현대의 강제노동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의정서는 1930년 협약 원문에서 강제노동의 점진적 철폐를 목표로 과도기 조항을 둔 것에 따라 과도기 조항인 협약 제1조 제2항, 제3항 및 제3조에서 제24조까지를 삭제하고 재의결 된 것이다.
유사한 것으로 "강제노동 폐지 협약"도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이 협약은 비준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국가보안법이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징역형을 부과하는 것이 "정치적 견해에 따른 처벌로서의 강제노역 금지" 원칙에 배치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형벌체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비준 제외 사유다.
물론 전공의 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강제노동 금지 협약 29호는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금지"하며 "여기엔 처벌 위협 하에 강요받은 모든 노동이나 서비스가 포함된다"고 명시하긴 한다.
그러나 "제외"조항이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된다.
제 29호가 규정하는 (1) "강제노동"의 정의가 무엇인지, (2) 강제노동의 정의에서 "제외"되는 것은 무엇인지 해당 전문을 꼼꼼히 읽어본 후, 정부 측의 "업무개시 명령"이 전공의들에게 "강제노동"을 겁박하는 것인지, 전공의들이 과연 한국 정부가 비준한 강제노동 금지협약 29호를 들어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가능할지 생각해 보자.
핵심부분은 붉은 색으로 강조했다.
주의해서 읽을 부분은 권한을 가진 기관 (정부)가 "민간인/회사/단체를 위해" 강제노동을 강요하지 못한다는 부분이다. 영화 {쉰들러의 리스트}에서 민간업자 쉰들러가 유대인 노동자들을 나찌로부터 무상제공받아 노동시켜 이익을 취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 조항의 의도를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빅5를 포함한 수련병원들을 개인업자의 이득을 위한 "민간회사"로 보야야 할지 공공재로서의 "(준)공공/공익기관"으로 봐야할지에 따라서 "강제노동"인지 아닌지가 갈릴 것이다.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 ( Convention concerning Forced or Compulsory Labour )
[ 발효일 2022. 4. 20 ] [ 다자조약, 외교부 제2503호, 2022. 4. 18 ]
1930년 6월 28일 제네바에서 채택되고 2020년 7월 7일 제35회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2021년 2월 26일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7차 본 회의의 비준 동의를 얻어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에게 비준서를 기탁한 후 2022년 4월 20일 자로 우리나라에 대하여 발효되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을 이에 공포합니다.
대통령 문재인
2022년 04월 18일
국무총리 김부겸
국무위원 정의용 외교부장관
⊙조약 제2503호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
전문
국제노동기구 총회는, 국제노동기구 사무국 이사회가 1930년 6월 10일 제네바에서 소집한 제14차 회기를 개최하고, 회기 의제의 첫 번째 안건에 포함된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제안을 채택하기로 결정하며, 이 제안이 국제협약 형식을 취할 것을 결의하여,「국제노동기구헌장」 규정에 따라 국제노동기구 회원국이 비준할 수 있도록 1930년 강제노동 협약이라고 부를 다음의 협약을 1930년 6월 28일 채택한다.
제1조
1. 이 협약을 비준하는 국제노동기구 회원국은 가능한 한 조속히 모든 형태의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약속한다.
2. 이러한 완전한 금지를 위해,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사용하는 것은 과도기 동안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만 예외적 조치로서 할 수 있으며, 아래에 규정하는 조건 및 보장사항에 따른다.
3. 이 협약의 발효 후 5년의 기간이 만료되고 국제노동기구 사무국 이사회가 아래 제31조에 규정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이사회는 추가적인 과도기를 두지 않고 모든 형태의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금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총회 의제로 상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고려한다.
제2조
1. 이 협약의 목적상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은 어떤 사람이 처벌의 위협하에서 강요받았거나 자발적으로 제공하지 않은 모든 노동이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협약의 목적상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은 다음을 포함하지 않는다.
- 가. 전적으로 군사적 성격의 작업에 대해서 의무병역법에 따라 강요되는 노동 또는 서비스
- 나. 완전한 자치국 국민의 통상적인 시민적 의무의 일부를 구성하는 노동 또는 서비스
- 다. 법원 유죄 판결의 결과 강요되는 노동 또는 서비스. 다만, 이러한 노동 또는 서비스는 공공기관의 감독 및 관리하에서 실시되며, 민간인, 민간회사 또는 민간단체에 고용되거나 그 지휘 아래에 있지 않는다.
- 라. 긴급한 경우, 즉 전쟁이나 화재, 홍수, 기근, 지진, 극심한 전염병이나 가축 전염병, 동물이나 곤충류 또는 식물해충의 침입과 같은 재해나 그러한 재해의 우려가 있는 경우, 그리고 일반적으로 주민 전체 또는 일부의 존립이나 안녕을 위태롭게 하는 모든 상황에서 강요되는 노동 또는 서비스
- 마. 공동체의 직접적인 이익을 위해 공동체 구성원이 수행하고, 따라서 공동체 구성원이 부담해야 하는 통상적인 시민적 의무라고 고려될 수 있는 소규모 공동체 서비스. 다만, 공동체의 구성원 또는 공동체의 직접적인 대표자는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해 상의할 권리를 가진다.
제3조
이 협약의 목적상 권한 있는 기관은 본국의 정부기관 또는 해당 영역에서의 최고 중앙기관을 의미한다.
제4조
1. 권한 있는 기관은 민간인, 민간회사 또는 민간단체의 이익을 위해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부과하거나 이를 허가하지 않는다.
2. 국제노동기구 사무국 사무총장이 회원국의 이 협약 비준을 등록한 시점에 민간인, 민간회사 또는 민간단체의 이익을 위한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회원국은 이 협약이 그 회원국에 대해 발효하는 날부터 그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완전히 금지한다.
제5조
1. 민간인, 민간회사 또는 민간단체에 주어진 영업권은 그 민간인, 민간회사 또는 민간단체가 이용하거나 거래하는 제품의 생산 또는 수집을 위한 어떠한 형태의 강제 또는 의무 노동도 수반하지 않는다.
2. 이와 같은 강제 또는 의무 노동과 관련된 규정이 포함된 영업권이 존재하는 경우, 이 협약 제1조를 준수하기 위해 그 규정을 가능한 한 조속히 폐지한다.
제6조
행정기관의 직원은 자신의 책임하에 있는 주민에 대해 어떠한 형태의 노동에 종사하도록 장려할 임무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러한 주민 또는 그 중 어떠한 개인에 대해서도 민간인, 민간회사 또는 민간단체를 위해 노동하도록 제약을 가하지 않는다.
제7조
1. 행정적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기관장은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사용하지 않는다.
2. 행정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장은 이 협약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권한 있는 기관의 명시적 허가를 받아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사용할 수 있다.
3. 적법하게 인정된 기관장으로서 다른 형태로 충분한 보수를 받지 않는 사람은 개인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적절한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제8조
1.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사용하기 위한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은 해당 영역의 최고 행정기관에 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관은 노동자를 상거소로부터 이전하게 하지 않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강요할 권한을 지역 최고기관에 위임할 수 있다. 그 기관은 또한 직무 수행 중인 행정기관 직원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고 정부 물품을 운송하기 위해, 노동자를 상거소로부터 이전하게 하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강요할 권한을 이 협약 제23조에 명시된 규정에서 정한 그러한 기간과 조건에 따라 지역 최고기관에 위임할 수 있다.
제9조
이 협약 제10조에 달리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강요할 권한 있는 기관은 그러한 노동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기에 앞서 다음의 사항을 확인한다.
- 가. 수행될 노동이나 제공될 서비스가 이러한 노동을 수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청받은 공동체에 중대하고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일 것
- 나. 이러한 노동이나 서비스가 현재 필요하거나 그 필요가 임박한 것일 것
- 다. 이러한 노동을 수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유사한 노동 또는 서비스에 대한 해당 지역의 통상적인 임금률과 노동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임금률과 노동 조건을 제공하더라도 자발적인 노동력을 구할 수 없을 것, 그리고
- 라. 이용 가능한 노동력 및 노동 수행 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노동이나 서비스가 현재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을 것
제10조
1. 조세로서 강요되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과 행정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장이 공공사업 이행을 위해 사용하는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은 점진적으로 폐지한다.
2. 한편,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이 조세로서 강요되는 경우와 행정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장이 공공사업 이행을 위해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사용하는 경우, 관련 기관은 우선 다음의 사항을 확인한다.
- 가. 수행될 노동이나 제공될 서비스가 이러한 노동을 수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요청받은 공동체에 중대하고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일 것
- 나. 이러한 노동이나 서비스가 현재 필요하거나 그 필요가 임박한 것일 것
- 다. 이용 가능한 노동력 및 노동 수행 능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노동이나 서비스가 현재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을 것
- 라. 이러한 노동이나 서비스가 노동자를 상거소로부터 이전하게 하지 않을 것
- 마. 이러한 노동 수행이나 서비스 제공이 종교, 사회생활 및 농업의 긴급 상황에 따라 지시될 것
제25조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의 불법적인 강요는 형사 범죄로 처벌되며, 법에 따라 부과되는 형벌이 실제로 적절하고 엄격하게 집행되도록 하는 것이 이 협약을 비준하는 회원국의 의무이다.
강제노동인가? 강제노동이 아닌가?
판단은 각자의 몫.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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