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 草人 최광민 2018-05-14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최광민] 나, 너, 우리, 마리아 스콜로도프스카, 그리고 포니아토프스키
순서
© 草人 최광민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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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최광민] 나, 너, 우리, 마리아 스콜로도프스카, 그리고 포니아토프스키
순서
- 나 너 우리 우리나라 대한민국 기영이 순이
- 마리아 스콜로도프스카와 스타니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
아들이 보는 교과서 비슷한 책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나의 12년 초/중등 의무교육 동안 스쳐간 수많은 교과서들이 떠오른다.
책 마다 수록되어 있었던 국민교육헌장은 다 까먹었지만, 책 속의 문장들 가운데 지금까지도 이유는 알 수 없이 평소에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것이 두개 있다.
제 멋대로 시처럼 적어보니, 아닌게 아니라 시 같이 묘한 운율이 있다. 토씨가 약간 다를지는 몰라도 아마 거의 정확히 기억하고 있을 듯.
[1]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지금 초등학생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만해도 당시 아동들은 1학년 1학기엔 연습장에 줄긋기나 도형패턴 그리기 같은 것만 하고, 한글은 2학기 들어가 처음 배웠다. 물론 한글을 못 읽던 애들이 있었던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부정입학했다가 적발되어 1학년 1학기를 다시 다니던 애들에겐 그
학기가 지옥이었다.
아래 문장은 한글을 배우던 1학년 2학기 국어책 첫 단원인 "우리". 이
구절을 기억 못하는 내 또래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출처: http://dongkwan.com/
출처: http://dongkwan.com/
출처: http://dongkwan.com/
나
너
우리
우리
나라
대한
민국
기영아
가자
순이야
가자
너
우리
우리
나라
대한
민국
기영아
가자
순이야
가자
순이야
안녕
기영아
안녕
기영아
놀자
기영아
놀자
순이야
놀자
1945년 해방 후 미군정에서 발간한 {한글 첫걸음} 교과서의 첫 문장은 새로운 국가가치를 담은 듯한 "가자, 다 가자, 나가자, 다 나가자"였고, 1963년에 나온 교과서에서는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가 아가 우리 아가 이리 오너라,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로 가족 중심이었다.
그러다가 1973년 박정희의 유신체제 이후에 사용된 첫 구절이 바로 내가
"국민학교" 1학년이던 1978년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나 너 우리, 우리나라
대한민국"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확실히 국가주의 이데올로기가 강조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2] 중학교 2학년
[2] 중학교 2학년
퀴리 부인의 딸이 쓴 퀴리 부인 이야기가 실린 단원의 첫 문장들이다. 이유는 알
수 없는데, 난 이 단락을 지금도 줄줄 외우고 있다.
역시 마치 시 처럼 풀어서 써봤다.
마리아
스콜로도프스카
예
스타니
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에
대하여
말해 보아라
스타니
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는
1764년
폴란드 임금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영리하고
교양이 높아
예술가와 문인을
보호하였습니다.
[한 줄 기억안남]
그러나
불행히도
용기가 없는
분이셨습니다.
아시아 끝에 살던 중딩의 뇌수에 꽃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용기가 없던" 폴란드 국왕 스타니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 (=스타니스와프 아우구스트 포니아토프스키) 의 인생은 그리 헛되진 않았었나 보다.
스타니스와프 아우구스트 포니아토프스키(Stanisław August Poniatowski)
스콜로도프스카
예
스타니
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에
대하여
말해 보아라
스타니
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는
1764년
폴란드 임금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영리하고
교양이 높아
예술가와 문인을
보호하였습니다.
[한 줄 기억안남]
그러나
불행히도
용기가 없는
분이셨습니다.
아시아 끝에 살던 중딩의 뇌수에 꽃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용기가 없던" 폴란드 국왕 스타니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 (=스타니스와프 아우구스트 포니아토프스키) 의 인생은 그리 헛되진 않았었나 보다.
스타니스와프 아우구스트 포니아토프스키(Stanisław August Poniatow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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