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 최광민 2003-12-30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최광민] 크리스마스 특집 #2: 동방박사(들)은 대체 어떤 별을 보았던 걸까?
순서
© 최광민 200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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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최광민] 크리스마스 특집 #2: 동방박사(들)은 대체 어떤 별을 보았던 걸까?
순서
- 동방박사의 별
- 마태/마태오의 기록
-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εἴδομεν γὰρ αὐτοῦ τὸν ἀστέρα ἐν τῇ ἀνατολῇ)
- 동방박사들은 누구였을까?
- 삼합 (triple conjunction)
- 동방에서 예루살렘까지
-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까지
# 동방박사의 별
만약 현재 12월 25일에 기념되는 크리스마스가 사투르날리아 혹은 디에스 나탈리스 솔리스 인빅티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일이 실제로 벌어졌던 것일까? 동지를 언급하지 않고도 12월 25일 무렵을 크리스마스의 날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 다양한 방식 중 하나를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제부터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위해서 독자들은 다만 신약성서에서 오직 마태가 기록한 복음서에만 등장하는 동방박사의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 기초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만 긍정적으로 수긍해주면 된다.
많은 문헌비평가들은 {마태복음서}의 이 동방박사 일화가 문화인류학과 신화학에 등장하는 영웅탄생 설화의 전형이며 상당히 후대에 삽입되었을 것이란 주장을 펼치지만, 나는 이 글에서 일단 동방박사와 그 들이 본 별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인 후, 그렇다면 동방박사가 본 그 별이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서 써내려가 보려고 한다. 물론 여기 전개할 이야기는 나의 독창적 창작물은 아니며, 대신 이 별의 정체에 대한 많은 주장들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믿겨지는 두 서너개의 이론을 취합한 것이다. 여기서는 천문현상인 "삼합/triple conjunction"을 사용한 해법을 정리해 보겠다
크리스마스의 시기와 연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다른 가설들이 경합하고 있다. 시점은 BC 8년에서 BC 2년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기간 중에는 BC 7/6년과 BC 3/2년에 점성학적으로 유의미한 3합이 일어났었다. 그리고 후자의 3합 시점은 12월 25일 무렵이다. 따라서 미트라/솔 인빅투스 탄생축일인 디에스 나탈리스 솔리스 인빅티의 날짜를 상기해 볼때 재밌는 비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래 제시할 이론이 사실이라면, 기독교의 크리스마스의 날짜(12월 25일)이 미트라/솔 인빅투스 축일과 겹치는 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기독교의 크리스마스가 디에스 나탈리스 솔리스 인빅티에서 차용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 될 수 있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크리스마스의 별 혹은 베들레헴의 별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동쪽에 위치한" 동방박사가 보기에 "서쪽" 방향의 평원/사막 위에 높이 떠서 밝게 빛나며 동방박사를 유대아로 인도하는 그런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별이 동방박사가 출발한 곳에서 베들레헴까지 이동하면서 동방박사를 예수가 태어난 마구간까지 이끌어 갔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려진 바로 그 이미지다. 그러나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이 이미지는 어딘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
# 마태/마태오의 기록: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εἴδομεν γὰρ αὐτοῦ τὸν ἀστέρα ἐν τῇ ἀνατολῇ..."
우선 마태가 기록한 복음서의 정황을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전문을 인용해 보자.
1 τοῦ δὲ ἰησοῦ γεννηθέντος ἐν βηθλέεμ τῆς ἰουδαίας ἐν ἡμέραις ἡρῴδου τοῦ βασιλέως, ἰδοὺ μάγοι ἀπὸ ἀνατολῶν παρεγένοντο εἰς ἱεροσόλυμα 2 λέγοντες, ποῦ ἐστιν ὁ τεχθεὶς βασιλεὺς τῶν ἰουδαίων; εἴδομεν γὰρ αὐτοῦ τὸν ἀστέρα ἐν τῇ ἀνατολῇ καὶ ἤλθομεν προσκυνῆσαι αὐτῶ. 3 ἀκούσας δὲ ὁ βασιλεὺς ἡρῴδης ἐταράχθη καὶ πᾶσα ἱεροσόλυμα μετ᾽ αὐτοῦ, 4 καὶ συναγαγὼν πάντας τοὺς ἀρχιερεῖς καὶ γραμματεῖς τοῦ λαοῦ ἐπυνθάνετο παρ᾽ αὐτῶν ποῦ ὁ χριστὸς γεννᾶται. 5 οἱ δὲ εἶπαν αὐτῶ, ἐν βηθλέεμ τῆς ἰουδαίας· οὕτως γὰρ γέγραπται διὰ τοῦ προφήτου·6 καὶ σύ, βηθλέεμ γῆ ἰούδα, οὐδαμῶς ἐλαχίστη εἶ ἐν τοῖς ἡγεμόσιν ἰούδα· ἐκ σοῦ γὰρ ἐξελεύσεται ἡγούμενος, ὅστις ποιμανεῖ τὸν λαόν μου τὸν ἰσραήλ. 7 τότε ἡρῴδης λάθρᾳ καλέσας τοὺς μάγους ἠκρίβωσεν παρ᾽ αὐτῶν τὸν χρόνον τοῦ φαινομένου ἀστέρος, 8 καὶ πέμψας αὐτοὺς εἰς βηθλέεμ εἶπεν, πορευθέντες ἐξετάσατε ἀκριβῶς περὶ τοῦ παιδίου· ἐπὰν δὲ εὕρητε ἀπαγγείλατέ μοι, ὅπως κἀγὼ ἐλθὼν προσκυνήσω αὐτῶ. 9 οἱ δὲ ἀκούσαντες τοῦ βασιλέως ἐπορεύθησαν, καὶ ἰδοὺ ὁ ἀστὴρ ὃν εἶδον ἐν τῇ ἀνατολῇ προῆγεν αὐτοὺς ἕως ἐλθὼν ἐστάθη ἐπάνω οὖ ἦν τὸ παιδίον. 10 ἰδόντες δὲ τὸν ἀστέρα ἐχάρησαν χαρὰν μεγάλην σφόδρα. 11 καὶ ἐλθόντες εἰς τὴν οἰκίαν εἶδον τὸ παιδίον μετὰ μαρίας τῆς μητρὸς αὐτοῦ, καὶ πεσόντες προσεκύνησαν αὐτῶ, καὶ ἀνοίξαντες τοὺς θησαυροὺς αὐτῶν προσήνεγκαν αὐτῶ δῶρα, χρυσὸν καὶ λίβανον καὶ σμύρναν. 12 καὶ χρηματισθέντες κατ᾽ ὄναρ μὴ ἀνακάμψαι πρὸς ἡρῴδην, δι᾽ ἄλλης ὁδοῦ ἀνεχώρησαν εἰς τὴν χώραν αὐτῶν.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ἀνατολῇ) 그의 별(=ἀστέρα)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하니 헤롯 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한지라 왕이 모든 대제사장과 백성의 서기관들을 모아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냐 물으니 이르되 유대 베들레헴이오니 이는 선지자로 이렇게 기록된 바 또 유대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중에서 가장 작지 아니하도다 네게서 한 다스리는 자가 나와서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리라 하였음이니이다 이에 헤롯이 가만히 박사들을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묻고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이르되 가서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 있는지라 그들이 별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 그들은 꿈에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 지시하심을 받아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가니라 --- 한국어 개역개정, {마태복음} 2장
풀어 설명하면 이렇다.
"… (BC 7년에서 2년 사이), 유대아가 아닌 지역의 일단의 점성가(들)이 하늘에서 특이한 천문현상을 보았다. 그 현상은 유대아에 새로운 왕이 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관례대로) 그 새로운 왕의 탄생을 축하하는 사절들을 황금,유향, 몰약과 함께 보냈다. 그들은 천체가 지시하는 대로 유대아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가서 당시 유대의 왕이던 헤롯대왕이라면 뭔지알까 싶어서 물었더니, 헤롯 측에서는 메시아가 베들레헴에서 날 것이라고 했다...."
그 다음 장면을 풀어 설명하면 이렇다.
"... 그 말을 듣고 나와보니 문득 길을 안내하던 별이 다시 나타나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이끌었는데, 거기서 그 별이 멈추었고, 거기서 그들은 예수와 그 부모를 만나 예물을 봉헌했다…"
그런데 이 정황을 읽어보면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려진 그 그림들이 다소 복음서의 정황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금새 알게 될 것이다. 동방박사들의 진술 어디에도 (크리스마스 카드나 캐럴 등에 묘사되는 식으로) 그 "별"이 동방에서 예루살렘까지 움직이면서 그들을 인도했다는 내용은 없다. 아울러 그 "별"은 관측 후 사라졌다가 그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에 홀연히 다시 출현했다.
{마태복음서}에 기록된 정황에 따르자면 그 별은 다음의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 별의 출현은 공공연한게 아니라 이 동방박사들만 볼 수 있었거나 해석할 수 있었다.
- 그 별은 탄생을 암시한다.
- 그 별은 왕을 의미한다.
- 그 별은 유대라는 어떤 특정지역을 의미한다.
- 그 별은 처음에는 박사들을 예루살렘으로, 그 다음 베들레헴으로 이끌 어떤 단서를 준다.
- 동방박사들이 별을 관측한 후 아마도 그 별은 어느 시점에서 사라졌다.
- 동박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그 별은 돌연 다시 관측되어고 그들을 인도했다.
- 그 별은 베들레헴에서 멈춘다.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천체는 무엇인가? 이 천문현상은 과연 역사적으로 언제 일어났는가?
# 동방박사들은 누구였을까?
{마태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를 찾아온 사람들은 그리스어로 마기/Magi 라고 불리던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마기는 주로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페르시아 혹은
인도까지 걸치는 지역에 퍼져있던 조로아스터교의 종교그룹의 하나인 '마고스' 혹은
'마구스'의 복수형이다. 이들은 점성술을 통해 국가의 운명을 파악하고 농업을
통제하고 병자를 치유하는 등 학문과 의료의 영역을 담당했다. 사실 이 마기들이
어떤 나라에서 왔는지는 모른다. 다만 조로아스터교를 숭상하는 나라 (당시의
파르티아)가 유대아의 동쪽이었으므로 '동방박사'라고 후대의 사람들이 불렀을
뿐이다.
성서가 예수의 탄생을 다루면서 왜 굳이 이들을 개입시켰는가에 대한 논의는 이 글의 주제를 벗어나는 일이다. 다만 흔히 유대-기독교 전통에서 "하늘의 징조를 읽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 금지된 것은 천체를 숭배하는 것과 (유대교/기독교의) 신을 배제하고 신탁을 구하는 일이었고, 오히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일부에서는 메시아의 도래 시 천체에 어떤 징조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언과 암시가 풍부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소선지서 {요엘}에서 야훼는 "나는 하늘과 땅에서 징조를 보이리라. 피가 흐르고 불길이 일고 연기가 기둥처럼 솟고 해는 빛을 잃고 달은 피같이 붉어지리라." 라고 말하며, 예수는 {복음서}에서 "그 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하고 또 {사도행전}에서의 베드로 역시 위의 {요엘}을 인용한다.
성서가 예수의 탄생을 다루면서 왜 굳이 이들을 개입시켰는가에 대한 논의는 이 글의 주제를 벗어나는 일이다. 다만 흔히 유대-기독교 전통에서 "하늘의 징조를 읽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 금지된 것은 천체를 숭배하는 것과 (유대교/기독교의) 신을 배제하고 신탁을 구하는 일이었고, 오히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일부에서는 메시아의 도래 시 천체에 어떤 징조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언과 암시가 풍부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소선지서 {요엘}에서 야훼는 "나는 하늘과 땅에서 징조를 보이리라. 피가 흐르고 불길이 일고 연기가 기둥처럼 솟고 해는 빛을 잃고 달은 피같이 붉어지리라." 라고 말하며, 예수는 {복음서}에서 "그 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하고 또 {사도행전}에서의 베드로 역시 위의 {요엘}을 인용한다.
즉, 성서는 "천체의 징조를 읽는 것" 자체를 금지했다기 보다는 (1) 천체를 신으로
섬기거나 (2) 하늘의 "징조"를 "히브리인들의 신 야훼" 이외의 신들이 보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봐야 한다. 가령, 모세는 {신명기} 4장에서 "눈을 하늘로
향하여 해와 달과 별 등 하늘에 있는 모든 천체를 보고 그 앞에 엎드려 예배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서도 안 된다. 그런 것들은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만천하 다른
민족들에게(나) 주어 섬기게 하신 것들이다."라고 경고했다. 천체는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히브리인의 종교적 사고 속에서 신이 천체를 "창조"한 목적 {창세기} 1장의 제 4일
차 창조 이야기에 따르자면, 야훼는 하늘에 "빛들/천체들"을 두어 낮과 밤을
나누면서, (1) "징조" (אוֹת) 및 (2) 계절과 날과 해들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천체현상은 신이 인간들에게 어떤 "메시지" 혹은 "징조"를 주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징조"는 매우 드믈게 일어나는 "신의 개입"에
해당하는데, 반면, 바빌로니아 등의 고대점성술에서는 "주기적인 천체현상"에도
신화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종교적으로 해석했다. 이런 식의 "징조"는 히브리인의
종교적 사고로 본다면 "징조" 자체가 아니다.
게다가 이들 마기들이 원래부터 조로아스터 교도들이었던 것은 아니다. 마기는 원래 메데의 종교 엘리트 계급이었고, BC 페르시아, 즉 아케메네스 왕조 때에는 키루스, 다리우스 등에게 무력항쟁을 벌인 결과 그 힘이 약화되어 있다가, 기원 후 3세기에 재건된 사산왕조의 페르시아에서 조로아스터교에 흡수되어 다시 힘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음서}는 예수를 찾아온 마기들의 종교가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인 단서도 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 마기들이 원래부터 조로아스터 교도들이었던 것은 아니다. 마기는 원래 메데의 종교 엘리트 계급이었고, BC 페르시아, 즉 아케메네스 왕조 때에는 키루스, 다리우스 등에게 무력항쟁을 벌인 결과 그 힘이 약화되어 있다가, 기원 후 3세기에 재건된 사산왕조의 페르시아에서 조로아스터교에 흡수되어 다시 힘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음서}는 예수를 찾아온 마기들의 종교가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인 단서도 주지 않는다.
마기는 현자나 마법사라는 의미로도 범용될 수 있다. 구약성서 {다니엘}에서는 바빌로니아를 통일한 네부카드네자드/느부갓네살이 다니엘을 바빌로니아의 통치범위 안에 있는 모든 술사/현자 (chakkiym) 들의 대표 (rab cegan) 으로 임명했다고 되어 있다. 학자들은 이 지위가 오리엔트 전역에서 '마기들의 대표'란 의미로 범칭되는 랍-마그 (rab-mag)와 실제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점성술 및 천문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혹자는 {마태복음서}의 “..우리가 동방에서 그(메시아)의 별을 보고...”라는 문구를 들어 그들이 유대아의 동쪽에서 왔다고 말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전형적인 오역이며, 일부 영어성서도 똑같이 실수를 범하고 있는 "동방에서(in the east)"는 그리스의 천문용어 "엔 테 아나톨레(en te anatole)"를 몰랐던 번역자들이 잘못 번역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단어의 보다 정확한 의미는 "동방에서"가 아니라 "동쪽 지평선에서 별이 떠오르는 순간"을 말한다. 그러니까 이 부분의 정확한 표기는 "우리(마기)가 어느날 동쪽 지평선에서 그 별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천체는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진다. 이 방식이 바로 고대의 점성술이 천문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서 마기들이 본 그 천체는 크리스마스 카드에서처럼 마기들의 길 앞에 높이 떠서 그들을 인도하는 별 일 수 없다. 그 별이 떠오르는 순간, 그 별이 유대아라는 지역에서 탄생할 어떤 왕에 대한 정보를 그들에게 주고 있다는 걸 해석한 것이다. 오직 마기들만이 그것을 해석했다. 마태의 진술에 따르면, 예루살렘에 있던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유대인 학자조차 그런 별이 있다는 걸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별은 누구나 볼 수 있는 혜성이나 초신성 같은 것일 수 없다. 대신 마기들이 가진 어떤 해석체계로만 풀 수 있는 일종의 암호였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앞서 말한 '엔 아나톨레'와 같은 전문단어는 {마태복음서}의 저자가 이 현상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처음부터 베들레헴으로 가지않고, 오히려 예루살렘으로 갔다. 그것은 그 별이 그들에 앞서서 그들을 안내한 것이 아니라, 마기들이 가진 목적지 정보란 오직 "유대아"라는 키워드였기 때문에, 당연히 유대아-이두메 왕국의 수도인 예루살렘을 향했을 뿐이란 걸 암시한다. 여기까지를 수긍할 수 있다면, 다음 파트는 좀더 자잘한 실례들에 불과하다.
그럼 서방의 제국 로마와 동방의 제국 파르티아 사이에 끼어있는 유대아라는 지역은 과연 마기들의 관심을 끌만한 지역이었을까? 흔히들 예수는 제국의 초라한 변방에서 비천하게 태어났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나 유대아는 당대의 두 제국 (로마와파르티아) 사이에 위치한 예속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고대세계에서 정치적으로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어있던 지역이었다.
AD 2세기의 로마 역사가 수에토니우스와 타키투스의 기록에 따르면, 유대아에서 등장할 한 왕이 제국을 건설할 것이라는 예언이 동방에 파다했다는 점과, 로마황제 네로와 나중에 예루살렘을 멸망시키고 로마황제가 되는 베스파시아누스는 이 예언을 잘 인지했으며 또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했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네로에 관한 로마역사가 수에토니우스의 기록을 읽어보자. 네로를 둘러싼 점성술사들은 네로가 동방, 특별히 예루살렘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아첨을 떨었다.
"...The world, after tolerating such an emperor for little less than fourteen years, at length forsook him; the Gauls, headed by Julius Vindex, who at that time governed the province as pro-praetor, being the first to revolt. Nero had been formerly told by astrologers, that it would be his fortune to be at last deserted by all the world; and this occasioned that celebrated saying of his, "An artist can live in any country;" by which he meant to offer as an excuse for his practice of music, that it was not only his amusement as a prince, but might be his support when reduced to a private station. Yet some of the astrologers promised him, in his forlorn state, the rule of the East, and some in express words the kingdom of Jerusalem. But the greater part of them flattered him with assurances of his being restored to his former fortune. And being most inclined to believe the latter prediction, upon losing Britain and Armenia, he imagined he had run through all the misfortunes which the fates had decreed him. But when, upon consulting the oracle of Apollo at Delphi, he was advised to beware of the seventy-third year, as if he were not to die till then, never thinking of Galba's age, he conceived such hopes, not only of living to advanced years, but of constant and singular good fortune, that having lost some things of great value by shipwreck, he scrupled not to say amongst his friends, that (371) "the fishes would bring them back to him." At Naples he heard of the insurrection in Gaul, on the anniversary of the day on which he killed his mother, and bore it with so much unconcern, as to excite a suspicion that he was really glad of it, since he had now a fair opportunity of plundering those wealthy provinces by the right of war. Immediately going to the gymnasium, he witnessed the exercise of the wrestlers with the greatest delight. Being interrupted at supper with letters which brought yet worse news, he expressed no greater resentment, than only to threaten the rebels. For eight days together, he never attempted to answer any letters, nor give any orders, but buried the whole affair in profound silence...." [Suetonius, Nero, 40]
또한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에 관한 수에토니우스의 기록에 보면, AD 1세기 중반에는 유대아에서 출현한 인물이 제국을 평정하게 되리라는 소문이 동방에 무성했음을 보고한다. 수에토니우스는 이 예언이 로마황제 (즉, 베스파시아누스)에 관한 것이었지만, 이 소문에 흥분한 유대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적는다. 요세푸스는 이 소문을 십분활용해 목숨을 구했고, 결국 이 반란을 진압한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이 로마황제가 되었다.
"...[IV]....A firm persuasion had long prevailed through all the East [735], that it was fated for the empire of the world, at that time, to devolve on some who should go forth from Judaea. This prediction referred to a Roman emperor, as the event shewed; but the Jews, applying it to themselves, broke out into rebellion, and having defeated and slain their governor [736], routed the lieutenant of Syria [737], a man of consular rank, who was advancing to his assistance, and took an eagle, the standard, of one of his legions. As the suppression of this revolt appeared to require a stronger force and an active general, who might be safely trusted in an affair of so much importance, Vespasian was chosen in preference to all others, both for his known activity, and on account of the obscurity of his origin and name, being a person of whom (446) there could be not the least jealousy. Two legions, therefore, eight squadrons of horse, and ten cohorts, being added to the former troops in Judaea, and, taking with him his eldest son as lieutenant, as soon as he arrived in his province, he turned the eyes of the neighbouring provinces upon him, by reforming immediately the discipline of the camp, and engaging the enemy once or twice with such resolution, that, in the attack of a castle [738], he had his knee hurt by the stroke of a stone, and received several arrows in his shield.." [Suetonius, Vespasian, 4].
로마 역사가 타키투스는 "유대아로부터 나올 지배자"가 세계를 얻는다는 이 예언의 출처로 유대교의 고대 예언을 들었다. 로마인들은 지중해의 고대종교들의 신탁들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Prodigies had occurred, which this nation, prone to superstition, but hating all religious rites, did not deem it lawful to expiate by offering and sacrifice. There had been seen hosts joining battle in the skies, the fiery gleam of arms, the temple illuminated by a sudden radiance from the clouds. The doors of the inner shrine were suddenly thrown open, and a voice of more than mortal tone was heard to cry that the Gods were departing. At the same instant there was a mighty stir as of departure. Some few put a fearful meaning on these events, but in most there was a firm persuasion, that in the ancient records of their priests was contained a prediction of how at this very time the East was to grow powerful, and rulers, coming from Judaea, were to acquire universal empire. These mysterious prophecies had pointed to Vespasian and Titus, but the common people, with the usual blindness of ambition, had interpreted these mighty destinies of themselves, and could not be brought even by disasters to believe the truth. I have heard that the total number of the besieged, of every age and both sexes, amounted to six hundred thousand. All who were able bore arms, and a number, more than proportionate to the population, had the courage to do so. Men and women showed equal resolution, and life seemed more terrible than death, if they were to be forced to leave their country. Such was this city and nation; and Titus Caesar, seeing that the position forbad an assault or any of the more rapid operations of war, determined to proceed by earthworks and covered approaches. The legions had their respective duties assigned to them, and there was a cessation from fighting, till all the inventions, used in ancient warfare, or devised by modern ingenuity for the reduction of cities, were constructed. ..." [Tacitus, History, Book 5, v13].
베스파시아누스에게 항복한 갈릴리 사령관이자 제사장 요세푸스, 수에토니우스, 타키투스는 이 예언을 베스파시아누스와 티투스에 대한 것으로 여겼다. 기독교도들은 이 예언을 메시아 예수에 대한 것으로 해석한다.
# 삼합 (triple conjunction)
## 동방에서 예루살렘까지
고대 점성학 어떤 자료에 왕/탄생/유대아라는 3가지 정보를 하나의 별이 가지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바빌로니아를 포함한 오리엔트 문명의 점성학에서는 어떤 천체의 천궁도에서의 위치를 통해 천문현상의 의미가 해석되어진다. 다시 말해서 어떤 별이, 어떤 시각에, 12성좌의 어디에서 떠오르는가/놓이는가 하는 것을 통해 마기들은 앞서의 정보를 해독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그 별과, 시각, 성좌의 이름에 대해서는 사실 몇가지 경합하는 가설들이 있다. 나는 여기서 그 중의 하나만을 취합하겠으며, 시기는 BC 3년이 넘어가는 시점, 그 별은 목성, 목성이 함께 떠오른 성좌는 사자자리다. 이 가설은 다른 많은 가설들 중에서 매우 설득력이 있다.
BC 3년 9월은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라 부르는 유대인의 신년이었다. 목성은 모든 나라의 점성문헌에서 행성들의 왕을 상징한다. 그리고 사자는 유대아 왕국의 상징이었다. 사실상 이런 단서들을 따로따로 떼어놓으면 큰 중요성을 가지지 않지만, 이 세가지 정보가 한데 뭉치면 갑자기 유의미하게 된다. 그것은 이 시기에 같은 위치에서 합(conjunction)이라는 천문현상이 덧붙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 제공된 천문도는 천문 프로그램 CyberSky(버전 3.3.1)으로 직접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물이다. 녹색선은 천궁도를 따라 태양이 움직이고 있는 황도이며, 행성들은 대체로 이 황도대를 따라 움직여 나가게 된다. 별자리와 별이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무렵의 모습이며, 관측지점은 임의로 이라크 바그다드로 잡았다.
(그림 1) BC 3년 8월 15일 오전 5시 경, 처녀자리(Virgo)와 사자자리(Leo). 목성은 노랑, 금성은 핑크, 레굴루스는 파랑.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BC 3년 9월, 목성은 레굴루스라는 항성과 아주 가까이 놓여서 약간 거리는 있지만 육안으로는 하나의 별처럼 보이게 된다. 이것을 천문용어로 합(conjunction)이라고 한다.
문제의 이 레굴루스 (= 알파 레오니스)라는 이 천체는 바빌로니아 점성학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구로부터 77.5 광년 떨어진 이 항성은 사자자리의 가장 밝은 항성이자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 가운데 하나로, 두개씩 짝지어진 4개의 별로 구성되는 다중성이다. (레굴루스 A/?, 레굴루스 B/C). 레굴루스 A와 짝지어진 항성은 직접 관측되지는 않는다.
'레굴루스'란 이름은 16세기 폴란드 천문학자인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붙여진 이름으로, 비슷한 시기 덴마크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는 '작은 왕'이란 뜻의 '바실리스쿠스 (Basiliscus)'로 호칭했다. 중세 유럽에서의 원래 이름은 '왕'을 뜻하는 라틴어 '렉스(Rex)'였다. 그보다 앞선 AD 2세기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는 '작은 왕' 뜻하는 그리스어 '바실리스코스(Basiliskos)'로 이 천체를 불렀는데, 이 천체가 하늘의 일을 주관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바빌론 지역에서는 그보다 적어도 1000년 앞서 이 천체를 '샤루(Sharru)' 즉 '왕'으로 불렀고, 이는 바빌로니아 천문학의 15번째 별자리로 등장한다. 인도에서는 '권능자'를 뜻하는 '마가(Magha)'로, 페르시아/소그디니아에서는 '위대한 자'를 뜻하는 '마그(Magh)로, 두란에서는 '영웅'을 뜻하는 '마수(Masu)'로, 아카디아에서는 대홍수 이전의 5번째 천상의 왕 '큰 자'란 의미로 '아밀-갈-우르 (그리스어, 아메갈라로스)'로 불렸다. 그리스에서는 '바실리코스 아스테르' (Basilikois aster, 로마에서는 '바실리카 스텔라 (Basilica Stella)' 혹은 레기아 (Regia, 플리니우스 (AD 23-79)), 아라비아에서는 '말리키 (Malikiyy)'였다. 모두 '왕'을 의미한다.페르시아에서 레굴루스는 왕권과 하늘의 방위를 상징하는 네개 별 (Hastorang/Fomalhaut (남), Venant/Regulus(북), Tascheter/Aldebaran(동), Satevis/Antares(서))에서도 으뜸가는 별이었다. 사자자리의 가슴 부위에 있기 때문에 '사자의 심장'으로도 고대로부터 잘 알려졌는데, 가령 그리스에서는 'Kardia Leontos', 로마에서는 'Cor Leonis' , 아랍세계에서는 'Al Kalb al Asad'로 불렸다.
목성과 레굴루스는 함께 한 지점에서 떠올라 며칠 후 점차 멀어져 간다. 사실 목성과 레굴루스는 12년마다 스쳐지나가기는 하지만, 한 지점에서 만나는 것은 드믈다. 아래 그림은 제 1합을 보여준다.
(그림 3) 목성-레굴루스 제 1합 : BC 3년 9월 12일 오전 5시 경
아래의 천체 위치는 위의 목성과 레굴루스가 제 1합이 일어나는 BC 3년 9월 11일 아침 동이 트는 시간에 정동 방향에 떠오르는 처녀자리(Virgo)에 나타나는 천체들의 배치를 보여준다. 아래의 주황선 선은 지평선이다. 혹자는 이 현상이 {요한계시록} 12장에 나오는 구절을 설명한다고 믿고 있다.
(그림 4) 목성-레굴루스 제 1합 중 , 일출 무렵 처녀자리에서의 태양과 달의 위치 : BC 3년 9월 11일경
…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한 여자가 태양을 입고, 달을 밟고 서서 별이 열 두개 달린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나타났습니다. 그 여자는 뱃 속에 아이를 가졌으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 한국어 공동번역, {요한의 계시록} 제 12장
사실 일합은 그다지 중요한 현상은 아니다. 그런데 BC 3세기 9월부터 다음해 6월 사이에 아주 드물고 천문학적으로 드믈고 불규칙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벌어진다. 바로 삼합(triple conjunction)이다. 천문도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항성을 배경으로 행성들이 계속 움직여가게 된다. 그런데 지구보다 바깥궤도에 위치하는 화성, 목성, 토성 등의 외행성들은 지구와 그 행성 간의 위치에 따라 어느 순간 한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돌연 멈춰서 반대방향으로 하늘을 가로질러가는 역전현상을 보여준다.
BC 2-3년 상황이 그랬다. 제 1합이 관찰되고서 목성은 레굴루스와 한동안 만나지 않다가 목성의 위치가 반대로 바뀌면서 BC 2년 2월 말 경에 제 2합이 일어났다.
(그림 6) 목성 역전시작 :BC 3년 11월 20일 밤 자정 무렵
(그림 7) 목성-레굴루스 제 2합 : BC 2년 2월 20일 일몰 후
2합이 있은 후 3달 정도가 지난 BC 2년 5월에는 목성이 궤도를 바꿔 다시 한번 더 레굴루스와 만나는 3합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은 점성학에서는 유의미한 메시지다.
(그림 8) 목성 역전 시작 (좌에서 우) : BC 2년 3월 23일 일몰 후
(그림 9) 목성-레굴루스 제 3합 : BC 2년 5월 5일 일몰 후
바로 유대인의 달력상 신년이 시작되는 시점에 행성들의 왕과 항성들의 왕을 아우르는 존재가 유대아라는 지방에 태어난다는 3중의 메시지로 해석가능하다.
이런 천체현상이 BC 3년에서 BC 2년까지 지속되는데,BC 2년 해 6월에는 또 하나의 유의미한 현상이 관측된다. 목성과 금성이 육안으로 식별불가능하게 근접해 하나의 밝은 별로 보이는 현상이다. 금성은 행성들의 어머니로 간주되고 있었기 때문에 수태 혹은 왕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그림 10) 목성(Jupiter)와 금성(Venus)의 합 : BC 2년 6월 15일 – 17일밤 9시경
이 이론에서는 동방박사(몇 명인지는 전혀 알 길이 없다.)는 BC 5월의 삼합현상까지 관찰한 후, 다시 이 금성과 목성의 합이 있은 BC 2년 6월에 여행을 시작한 것으로 설명한다.
#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까지
카라반들의 일반적인 무역 루트를 따랐다면 바빌로니아에서 예루살렘까지는 석 달 여행이다. 그럼 12월 중반에 도착했다고 치자. 예루살렘에서 동방박사들이 하늘에서 보았을 목성의 위치는 아래와 같다. 목성은 정동방향에서 처녀자리와 함께 떠오른다.
(그림 11) BC 2년, 12월 25일 경, 일몰 후 지평선에 처녀자리와 함께 떠오르는 목성
BC 2년 12월의 상황은 좀 특이하다. 그해 12월 23-25일 경, 사자의 머리쪽에서 몸쪽으로 내려오던 이 목성은 이 무렵부터 1월 초까지 그 위치에 머물러 있다가 다시 사자의 머리 쪽으로 이동해 간다. 따라서 이 무렵 실제로 목성이 천구에서 멈추어 선 것처럼 관측된다.
목성-레굴루스의 삽합으로 '크리스마스의 별'을 설명하는 가설의 가장 큰 약점은 아마도 {마태복음서}에서 그 목성-레굴루스의 합에 대해 사용된 단어가 복수 (별들)가 아닌 단수(=별)란 점일 것이다. 물론 두 천체가 합쳐진 것을 하나의 '별'로 간주했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약점은 아울러 {마태 복음서} 상에서 보면, 예루살렘에서 재출현한 그 "별"은 예루살렘~베들레헴까지는 동방박사를 "앞서 인도한 것 προάγω"으로 진술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시점에 동방박사들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들이 예루살렘에 출발한 지점이 헤롯의 궁전이 있던 예루살렘 서부의 현재 아르메니아인 구역이라면, 여기서 베들레헴의 방향은 목성과 처녀자리가 같이 떠오르는 동남쪽이 아니라 보다 서남쪽이기 때문이다.
草人 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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