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9
한 방문자께서 왜 내가 "초인"을 블로그 "필명"으로 쓰는지 물어오셨다. "이단" 혹은 "사이비 종교"의 의심이 드신다면서.
생각해 보니, 예전에도 게시판에서 어떤 분이 진지하게 물어오셔서 간단히 답도 해드렸던 것 같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듯 한데,
"초인 草人" 이란,
한 방문자께서 왜 내가 "초인"을 블로그 "필명"으로 쓰는지 물어오셨다. "이단" 혹은 "사이비 종교"의 의심이 드신다면서.
생각해 보니, 예전에도 게시판에서 어떤 분이 진지하게 물어오셔서 간단히 답도 해드렸던 것 같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듯 한데,
"초인 草人" 이란,
조선 중기 허균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이나 "판소리 12마당"에 속하는 조선 후기 소설 {옹고집전}에도 나오는 바, 그 뜻은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 그래서 "풀 초, 사람 인" 해서 "초인 草人"이다. 중국에서도 '허수아비'를 뜻한다. 영어론 "Strawman".
허균, {홍길동전}의 한 대목
일일은 길동이 ᄉᆡᆼ각ᄒᆞ되, ‘ᄂᆡ의 팔ᄌᆞ 무상ᄒᆞ여 집을 도망ᄒᆞ여 몸을 녹님 호결의 븟쳐시나 본심이 아니라. 입신양명ᄒᆞ여 우희로 임군을 도와 ᄇᆡᆨ셩을 건지고 부모으게 영화을 뵈일 거시여ᄂᆞᆯ, 남의 쳔ᄃᆡ를 분이 녀겨 이 지경이 이르럿시니, ᄎᆞ라리 일노 인ᄒᆞ여 큰 일홈을 어더 후셰예 젼ᄒᆞ리라’ ᄒᆞ고, 초인 (草人) 일곱을 망그라 각각 군ᄉᆞ 오십 명식 영거ᄒᆞ야 팔도의 분발할ᄉᆡ, 다 각긔 혼ᄇᆡᆨ을 븟쳐 조화 무궁ᄒᆞ니 군ᄉᆞ 셔로 의심ᄒᆞ여 어ᄂᆡ 도로 ᄀᆞ난 거시 ᄎᆞᆷ 길동인 쥴을 모로더라.
"... 일일은 길동이 생각하되, “나외 팔자 무상하여 집을 도망하여 몸을 녹림호걸에 붙였으나 본심이 아니라. 입신양명하여 위로 임금을 도와 백성을 건지고 부모에게 영화를 뵈일 것이거늘, 남의 천대를 분히 여겨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차라리 이로 인하여 큰 이름을 얻어 후세에 전하리라." 하고, 초인 (草人) 일곱을 만들어 각각 군사 오십 명씩 영거하여 팔도에 분발할새, 다 각기 혼백을 붙여 조화무궁하니 군사 서로 의심하여 어느 도로 가는 것이 참 길동인 줄을 모르더라.... " -- 허균, {홍길동전}
{옹고집전}의 한 대목
내가 비록 "실명"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긴 하지만, 글이 나 자신을 100% 반영할 수는 없으니 이보다 더 적절한 "필명"은 없을 듯 싶다. 사실 나는 내 블로그의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고루'한 분위기와는 달리 꽤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라고 자평한다).
아래는 그때 이육사의 시 두개를 편집해 만든 {광야의 청포도}!
혹시나
허균의 홍길동이나 {옹고집전}의 "월출봉 비치암에 사는 도사"가 도술로 草人/허수아비를 만든 이가 란 점을 들어, 내가 그런 "도술"이나 "무속", "흑마술"을 "옹"호한다고 행여라도 오해 마시길 바란다. (사실 草人은 힌두교 개념에서 온 '아바타'에 비해 종교색도 전무하다.)
난 그저 "현대의 마법"인 '인터넷'과 HTML이란 "도술"로 내 "디지털" 분신인 草人을 창조했을 뿐.
그러니 부디,
草人
"....술법 높은 학대사는 괴이한 꾀 나는지라, 동자 시켜 짚 한 단을 끌어내어 초인 (草人, 허수아비) 만들어 놓고 보니 영락없는 옹고집의 불측한 상이렷다. 부적을 써 붙이니 이 놈의 화상, 말대가리 주걱턱에 어디로 보나 영락없는 옹가였다....--- {옹고집전}"
내가 비록 "실명"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긴 하지만, 글이 나 자신을 100% 반영할 수는 없으니 이보다 더 적절한 "필명"은 없을 듯 싶다. 사실 나는 내 블로그의 전체적으로 '지루'하고 '고루'한 분위기와는 달리 꽤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라고 자평한다).
아울러 이 동네에선 내 성 최 (Choi)를 다들 "초이"라 불러서 "최씨 성을 가진 사람"이란 뜻으로 "Choi + 人" 이기도 하고, 내 이름 "Choi(, Kwangmi)n" 에서 내 성 알파벳 4글자와 내 이름 뒤에서 1자를 떼어 조합하면 역시 "초인 Choi+N"이다.
게다가 풀색/녹색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고 정원일도 즐기니, 그래서 난 여러모로 草人이다.
20대부터 대학써클 게시판에서 사용했던 또 다른 필명은 "Kwangminus 광미누스"였다. "초인(草人)종정" "광미누 스님" 이란 아재개그는 여기서 유래한다.
草人은 20대 말 7월 "흰 돛단배"와 "백마" (국제선/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하늘 밑 푸른" 태평양 "바다"를 건너 (텍사스) "광야"로 건너온 것을 기념해 만들어 30세 되던 해 부터 사용해 왔다.
아래는 그때 이육사의 시 두개를 편집해 만든 {광야의 청포도}!
{광야의 청포도} -- 264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알알이 꿈꾸며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백마 타고 오는 草人이 있어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끊임없는 광음을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나의 초상인 대문의 "슈퍼맨 超人티셔츠"?
그건 나의 언어유희 아재개그를 이미지로 승화한 것일 뿐. 그래서 한자변환하기 귀찮지만 블로그에서도 굳이 한자로 변환해 "超人 최광민"이 아닌 "草人 최광민"이라 한자로도 병기하는 것이 아닌가.
혹시나
허균의 홍길동이나 {옹고집전}의 "월출봉 비치암에 사는 도사"가 도술로 草人/허수아비를 만든 이가 란 점을 들어, 내가 그런 "도술"이나 "무속", "흑마술"을 "옹"호한다고 행여라도 오해 마시길 바란다. (사실 草人은 힌두교 개념에서 온 '아바타'에 비해 종교색도 전무하다.)
난 그저 "현대의 마법"인 '인터넷'과 HTML이란 "도술"로 내 "디지털" 분신인 草人을 창조했을 뿐.
그러니 부디,
아재개그는 그냥 아재개그로 이해해 주시길.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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