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광민] 예레츠 이스라엘





이 블로그는 수익모델로 배너광고검색창을 삽입합니다

역사|종교|철학

[© 최광민] 예레츠 이스라엘

草人! 2021. 8. 16. 15:20
작성

© 최광민, Kwangmin Choi, 2010-04-08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에레츠 이스라엘

순서
  1. 악의 축
  2. 에레츠 이스라엘
  3. 문제
    1. 실효지배의 역사
    2. 에레츠 이스라엘의 상속자로서의 이스라엘인의 정의
    3. 비-이스라엘계 거주민의 몫에 대한 명령
  4. 정리


§ 악의 축

2003년 아파트 계약이 끝나서 새 집을 찾던 중에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갓 온 유학생이 급히 룸메이트를 찾고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금은 사우드 왕립대학 교수인 그 친구를 만나보러 그 친구가 세든 집을 찾아갔다.

침침한 거실에는 어두운 노란 백열전구 아래 네 명의 남자가 물담배 통을 가운데 놓고 한약 냄새 나는 아랍식 커피와 홍차를 마시고들 있었다.  세입자였던 그들은 이라크에서 온 비교문학도 훗세인 아저씨, 이란에서 온 유대인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도 말라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 나의 새 룸메이트 모함메드였다. (이집트에서 온 꼽트 기독교도 아저씨도 하나 있었는데 이름은 기억 나지 않는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다소 무서운 인상의 아랍인 아주머니가 나를 힐끔 보고 묻는다.

- 살람 알라이쿰. 집 보러 왔수? 근데 어디서 왔누?

나는 답한다.

- 코리아인데요.

아주머니는 호쾌하게 웃으면서 외친다.

- Welcome to the Axis of Evil / 악의 축에 온 것을 환영한다.

"싸우스" 코리아....인데, 라고 말하려다가 갑자기 허그를 하셔서 입을 다물었다.

비교문학 박사인 이 사디카 아주머니는 원래 예루살렘 출신의 팔레스타인 사람으로 6일전쟁 때 온 가족이 추방되어 미국에 왔다고 하셨다. 가족 일부는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에 흩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처음 만나본 팔레스타인 사람이기에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제 2차 세계대전 후 시오니스트들의 팔레스타인 점령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아주머니는 아랍인, 기독교도, 아랍계 유대인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예루살렘과 그 인근 지역을 어떻게 자본을 앞세운 유럽계 "백인" 유대인들 즉 아슈케나지들이 부동산 우회취득 등의 편법을 통해 "합법적"으로 점령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무려 2시간이나 열변을 토했다.

아주머니 말,

- 팔레스타인 단독국가로 독립하자는게 아냐. 어짜피 우리도 2천 간 독립국가를 가져본 적은 없으니까.

물론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독립에 관한 한 사디카 아주머니와 같은 정치적 입장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주머니는 요르단에 산다는 미모의 조카사진을 보여주며, 개종하면 조카사위가 될 수"도" 있다고 솔깃한 제안을 하셨지만, 나는 눈물을 머금고 거절해야 했다.




§ 에레츠 이스라엘

{구약성서}에 따르면, 야훼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유산으로 땅을 분배하는데 이 영역을 히브리어로 '에레츠 이스라엘'이라고 부른다. 대체로 이 지역은 {구약성서}의 두 책에서 유추된다.


에레츠 이스라엘 (source: Wikimedia Commons)

우선 {토라/모세5경}의 4번째 책인 {민수기} 34장은 모세가 야훼로부터 받은 지시를 기록한다.

1.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라.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여라. '너희는 이제 곧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된다. 이 땅은 너희가 유산으로 받을 땅인데, 다음과 같이 사방 경계를 정한 가나안 땅 전체를 일컫는다. 3. 너희 영토의 남쪽은 에돔의 경계선과 맞닿는 신 광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너희 영토의 남쪽 경계는 동쪽의 사해 끝에서부터 시작된다. 4. 너희의 경계선은 아그랍빔 비탈 남쪽을 돌아, 신을 지나 가데스바네아 남쪽 끝까지 갔다가, 또 하살아달로 빠져 아스몬까지 이른다. 5. 경계선은 더 연장되어, 아스몬에서부터 이집트 국경지대의 강을 따라, 지중해가 시작되는 곳까지 이른다. 6. 서쪽 경계는 지중해와 그 해안선이다. 이것이 너희의 서쪽 경계가 될 것이다. 7. 너희의 북쪽 경계는 다음과 같다. 지중해에서부터 호르 산까지 너희는 경계선을 그어라. 8. 또 호르 산에서부터는 하맛 어귀로 경계선을 그어 스닷 끝까지 이르면, 9. 경계선은 거기에서 다시 시브론을 거쳐서 하살에난 끝까지 이른다. 이것이 너희 영토의 북쪽 경계이다. 10. 너희의 영토의 동쪽 경계를 하살에난에서부터 스밤까지 그어라. 11. 경계선은 여기에서 더 연장되어, 스밤에서부터 아인 동쪽 리블라까지 내려갔다가, 동쪽의 긴네렛 바다 해변까지 더 내려간다.  12. 거기에서 다시 경계는 요단으로 내려가, 사해 끝에서 멈춘다. 이것이 너희 땅의 사방 경계이다.'" 13.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였다. "이 땅은 너희가 제비를 뽑아 받을 유산이다. 주께서는 아홉 지파와 반쪽 지파에게 주도록 명하셨다. 14. 르우벤 자손의 지파가 조상 집안을 따라, 그리고 갓 자손 지파가 조상 집안을 따라 그들의 유산을 받도록 하고, 므낫세의 반쪽 지파도 유산을 받도록 하여라. 15. 나머지 두 지파와 반쪽 지파는 그들의 유산을 해 뜨는 쪽, 요단 강 동쪽에 있는 여리고에서 이미 차지하였다."  --- 한국어 표준새번역 {민수기} 34:1-15

두번째 내용은 유다왕국이 바빌로니아에게 멸망당한 후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강제이주된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기록인 예언서 {에제키엘/에스겔}에 등장한다.

....주 야훼가 말한다.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가 서로 유산으로 나누어가질 땅의 경계는 다음과 같다. 요셉은 그 가운데서 두 몫을 차지한다. 나머지 지파들은 똑같이 나눠가져야 한다.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유산으로 주겠다고 맹세한 땅이다.  그 경계는 다음과 같다. 북쪽 경계선은 대해에서 시작하여 헤들론을 거쳐 하맛 어귀에 이르렀다가 스닷, 베로다, 시브라임에 이르는데 이 성읍들은 다마스쿠스와 하맛에 접경하고 있다. 거기에서 하우란과 접경한 하살에논에 이른다.  이렇게 북쪽 경계선은 바다에서 하살에논에 이르는데 다마스쿠스와 하맛에 접경하고 있다. 이것이 북쪽 경계선이다. 동쪽으로는 하우란과 다마스쿠스 사이에서 시작하여 길르앗과 이스라엘 땅 사이를 지나 사해에 흘러 들어가는 요르단 강이 경계를 이룬다. 그 경계선은 거기에서 다말에 이르러 끝난다. 이것이 동쪽 경계선이다. 남쪽 경계선은 다말에서 시작하여 카데스 므리바 샘터를 지나 이집트 개울을 거쳐 대해에 이른다. 이것이 남쪽 경계선이다. 서쪽 경계선은 대해이다. 이 바다가 경계가 되어 하맛 어귀를 건너다 보는 데까지 이른다. 이것이 서쪽 경계선이다. 이 땅이 너희 이스라엘 지파들이 나누어가질 땅이다. 너희뿐 아니라, 자식을 낳으며 몸붙여 사는 거류민들과 함께 이 땅을 추첨해서 유산으로 나누어가져라. 너희는 그들을 본국인과 같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끼워주어야 한다. 그들도 이스라엘 지파들 가운데서 너희와 함께 유산을 받아야 한다. 거류민에게는 그가 몸붙여 사는 그 지파 가운데서 유산을 떼어주어야 한다. 주 야훼가 하는 말이다.  --- 한국어 공동번역 {에제키엘} 47:13-23




§ 문제

{민수기}와 {에스겔/에제키엘}에 기록된 영역은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대체로 일치한다. 바로 이 기록은 정통파 유대교를 신봉하는 유대인들, 시오니스트, 그리고 (대체로 미국의)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게끔 만드는 근거가 된다. 이 기록만 가지고 본다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가자 지구, 욤키푸르 전쟁 시 이스라엘이 점령했던 이집트-이스라엘 접경지구, 현재 이스라엘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시리아의) 골란고원 등이 모두 에레츠 이스라엘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정통파 유대교도들이 시오니즘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문서 상의 기록은 그렇다고 치지만, 이 두 기록의 실제 적용에 대해서는, 시오니스트나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이 한가지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 실효지배의 역사

우선, {민수기}와 {에스겔/에제키엘}에 언급된 이스라엘인의 구성이 현재와 같은 지를 살펴야 한다.

히브리 성서의 설명대로라면, {민수기}의 기록은 모세가 이끄는 히브리인들이 카나안에 입성하기 직전에 야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 경우 에레츠 이스라엘은 야곱의 12아들로부터 유래한 이스라엘 12부족 (레위부족을 제외하고 요셉의 부족을 둘로 쪼갬)에게 할당된 "정복계획"에 해당한다. 그런데 구약성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은 각각 앗시리아와 신-바빌로니아에게 차례로 멸망당하기 까지 (심지어 이스라엘 왕국이 최대 영역을 차지했던 다윗-솔로몬 시대 조차도) {민수기}에 등장하는 이 에레츠 이스라엘의 "전 영역"을 지배하지 못했다. 심지어 변방이 아닌 중심부에 해당하는 예루살렘을 정복한 다윗도 모세5경에 기록된 야훼의 명령과 달리 원주민인 여부스족을 전멸시키지 못했고, 그 결과 여부스인과 이스라엘인이 예루살렘에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히브리 성서는 기록한다.




§§ 에레츠 이스라엘의 상속자로서의 이스라엘인의 정의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 부족은 10개부족의 연합왕국인 북-이스라엘과 유다-벤야민 두개 부족으로 구성된 남-유다왕국으로 분리되었다. 이 중 북-이스라엘은 기원전 8세기에 앗시리아의 사르곤에게, 남-유다는 기원전 6세기에 바빌로니아의 네부카드네자드 (느부갓네살)에게 멸망당했다. {에스겔/에제키엘}은 후자에 해당하는 바빌론 유수 때의 기록으로 나와있다. 사르곤은 북-이스라엘의 10부족과 다른 정복지의 거주민들을 뒤섞어 재배치 시키는 강제이주 정책을 시행했다. 네부카드네자르의 경우, 남-유다의 거주민들 (아마도 유다부족 + 벤야민 부족 + (아마도) 북 이스라엘 10부족 출신 탈주민들)을 바빌론 영역으로 이송해 갔다. 이후, 페르시아의 키루스가 이로부터 약 70년 후에 이들 이스라엘인들을 유다지방으로 되돌려 보냈다. {에스겔/에제키엘}에 등장하는 에레츠 이스라엘은 다시 이 12부족에게 분배될 유산으로 기록된 것이다.

그럼 문제는?

문제는 {민수기}에서든 {에스겔/에제키엘}에서든, 이 에레츠 이스라엘은 지파/부족 별로 나누어 가지게끔 되어 있다는데 있다. 앗시리아에게 멸망당하기 전 북-이스라엘을 선점했던 10개 부족의 상당 수는 사르곤에 의해 현재 동부 이란 및 아프가니스탄 지역으로 추방되었거나 현지에 남아 "사마리아인"의 기원이 되었고, 기원 전/후 무렵까지 현 유대아 일대에 남아있던 잔여인구 조차도 지난 2000년 동안의 디아스포라 중 역사에서 사라져 버렸다. 따라서 현재의 유대인의 주류는 레위, 유다, 벤야민 부족이 될 것이지만, 현재 남은 유대인들이 정확히 어떤 부족에 속하는지 확인할 방법도 모호하다 (코헨이란 성을 가지는 유대인들이 레위 부족인 아론의 후손이란 것은 Y염색체에 따른 유전적 증거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게다가 구약성서 {에스라/에즈라}에 따르면, 페르시아에서 본토로 돌아온 포로출신 이스라엘인들은, 모세의 율법에 따라 포로생활 중 이스라엘인과 결혼한 이방인과 그 자식들을 모조리 이스라엘 밖으로 축출했다.

{에스라} 9-10 장 속에서 페르시아의 포로생활을 마치고 귀환한 유대인들의 "정화"에 관해 에스라는 이렇게 말한다.

(9장) 1. 이러한 일들을 마친 다음에, 지도자들이 나에게 와서 말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제사장이나 레위 사람들마저도, 이방 백성과 관계를 끊지 않고,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여부스 사람과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과 이집트 사람과 아모리 사람이 하는 역겨운 일을 따라서 합니다. 2. 이방 사람의 딸을 아내로 또는 며느리로 맞아들였으므로, 주변의 여러 족속의 피가 거룩한 핏줄에 섞여 갑니다. 지도자와 관리라는 자들이 오히려 이러한 일에 앞장을 섭니다." 3. 이 말을 들은 나는, 너무나 기가 막혀서, 겉옷과 속옷을 찢고, 머리카락과 수염을 뜯으면서 주저앉았다. .....(중략)..... 11. 주께서는 일찍이, 주의 종 예언자들을 시키셔서, 우리가 들어가서 차지할 땅은, 이방 백성이 살면서 더럽힌 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거기에서 사는 자들이 역겨운 일을 하여서, 땅의 구석구석까지 더러워지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12. 우리의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시집 보내지도 말고, 그들의 딸을 며느리로 맞아들이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강해져서, 그 땅에서 나는 좋은 것을 먹으며, 그 땅을 우리 자손에게 영원한 유산으로 물려주려면, 그 땅에 있는 백성이 번영하거나 성공할 틈을 조금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중략).....14. 그러므로 다시는 주의 계명을 어기지 않아야 하였습니다. 역겨운 일을 저지르는 이방 백성들과 결혼도 하지 않아야 하였습니다. 이제 주께서 분노하셔서,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없애 버리신다고 해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15. 그렇지만,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주님은 너그러우셔서 우리를 이렇게 살아 남게 하셨습니다. 진정, 우리는 우리의 허물을 주께 자백합니다. 우리 가운데서, 어느 누구도 감히 주님 앞에 나설 수 없습니다." (10장) 1. 에스라가 하나님의 성전 앞에 엎드려 울면서 기도하며 죄를 자백하자, 이스라엘 사람도 남자, 여자,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많은 무리가 에스라 주변에 모여서, 큰소리로 슬피 울었다. 2. 그 때에 엘람의 자손 여히엘의 아들 스가냐가 에스라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주변에 있는 이 땅의 백성에게서 이방 여자를 데려와서 아내로 삼음으로써, 하나님께 죄를 지었지만, 아직도 이스라엘에 희망은 있습니다. 3.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을 두려워하면서 받드는 분들의 권면과, 에스라 제사장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이방 여자들과 그들에게서 난 아이들을 다 보낼 것을 하나님 앞에서 언약하겠습니다. 율법대로 하겠습니다. 4. 그러므로 이제 일어나십시오. 이 모든 일은 제사장님이 맡아서 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제사장님을 도와 드리겠습니다. 용기 있게 밀고 나가십시오." 5. 이 말을 듣고, 에스라가 일어나서, 지도급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온 이스라엘 사람에게 그들이 말한 대로 하겠다고 맹세하라고 요구하니, 그들은 그대로 맹세하였다.  --- 한국어 표준새번역, {에스라} 9/10장 발췌

따라서 히브리 성서 ({타나크})에 근거해 동일한 에레츠 이스라엘의 적법한 계승을 주장하는 정통파 유대교도들과 시오니스트들 그리고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은 그 히브리 성서에 포함되어 있는 {에스라}의 진술에 따라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유대인'의 수를 상당히 낮춰잡아야 할 것이다. 혼혈된 유대인들, 특별히 유럽 출신 다수의 아슈케나지들은, {에스겔/에제키엘}이 무대로 삼은 시점부터 두 세대 후의 유대교적 관점을 기록한 {에스라/에즈라}의 관점에 따르자면 혼혈은 모세율법에 일치하는 이스라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세율법은 원래 모계승계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부족"은 부계혈통에 따르는 것이다. 

AD 1세기 중/후반 이후 바리새/바리사이파 계열을 승계한 랍비-유대교의 랍비들을 그들의 할라카 전통에 따라 어머니가 유대인이면 그 자식을 자동적으로 유대인으로 간주했다. 심지어 어머니가 유대인인 자가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경우에도 그를 유대인으로 간주했다. 즉, 이 "유대인으로서의 지위"는 모계를 따른다. 

사실 랍비 할라카에 기초하는 바리새파 계열의 (주류) 유대교에서는 위에 언급한 {에스라}의 이방인 추방 일화를 '유대인 모계승계'의 한 근거로 삼고 있다. 즉, '비-유대인 아내'와 그 사이의 자식들이 추방되었으니, 이것은 한 개인의 "유대인 어머니"가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주는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에스라의 일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아버지가 유대인인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더해 어머니도 유대인이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소수파이자 랍비 할라카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카라이트파 유대교는 부계승계만 인정한다.

그러나 모세율법과 랍비 할라카 전통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대인'은 양자를 다 포함한 상당히 모호한 개념이다. 




§§ 비-이스라엘계 거주민의 몫에 대한 명령

{모세오경/토라}와 {에스겔/에제키엘}은 에레츠 이스라엘 안에 거주하는 비-이스라엘인에 대해 거주권 및 땅을 보장하고 있다.

{모세오경} 중 하나인 {출애굽기} 22:2에서 야훼는 모세를 통해 이렇게 명령한다.

20.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사람을 구박하거나 학대하지 마라.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지 않았느냐? --- 한국어 공동번역, {출애급기} 22장 20절

아울러 {에스겔/에제키엘}에 등장하는 에레츠 이스라엘 규정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왜 정통파 유대교도, 시오니스트, 그리고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은 이 조항을 왜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21. 이 땅을 너희가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 별로 나누어 가져라. 22. 너희는 말할 것도 없고, 너희 가운데 거류하는 외국 사람들, 곧 너희들 가운데서 자녀를 낳으면서 몸붙여 사는 거류민들도 함께 그 땅을 유산으로 차지하게 하여라. 너희는 거류민들을 본토에서 태어난 이스라엘 족속과 똑같이 여겨라. 그들도 이스라엘 지파들 가운데 끼어서 제비를 뽑아 유산을 받아야 한다. 23. 거류민은 그들이 함께 살고 있는 그 지파에서 땅을 유산으로 떼어 주어야 한다. 나 주 하나님의 말이다."

왜냐하면 이 또한 신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 정리

{민수기}와 {에스겔/에제키엘}에 등장하는 에레츠 이스라엘을 20-21세기 중동에 적용시키기를 원하는 정통파 유대교도들, 시오니스트,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은 여기서 말하는 "너희들 가운데서 자녀를 낳으면서 몸붙여 사는 거류민"은 그럼 현 상황에서 누구에게 적용시켜야 할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아닌가? (아울러 드루즈?) 그럼 이스라엘인들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오히려 에레츠 이스라엘의 한 구역을 정당한 유산으로 떼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긴 그 지파 혹은 부족이 오늘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마는.

草人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