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media Commons 우체통에 넣을 편지가 없다. - 원재훈 한때 나는 편지에 모든 생을 담았다. 새가 날개를 가지듯 꽃이 향기를 품고 살아가듯 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별이 외로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나는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에 내 생의 비밀을 적었다. 아이의 미소를, 여인의 채취를, 여행에 깨우침을, 우체통은 간이역이였다. 삶의 열차가 열정으로 출발한다. 나의 편지를 싣고 가는 작은 역이였다. 그래 그런 날들이 분명 있었다. 낙엽에 놀라 하늘을 본 어느 날이였다. 찬바람 몰려왔다 갑자기 거친 바람에 창문이 열리듯, 낙엽은 하늘을 듬성듬성 비어 놓았다. 그것은 상처였다. 언제부턴가 내 삶의 간이역에는 기차가 오지 않아 종착역이 되었다. 모두들 바삐 서둘러 떠나고 있다. 나의 우체통에는 낙엽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