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media Commons 눈 내린 며칠 1 外 - 송기원 왜 나는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몰랐을까.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죽음이라고만 여겼을까. 깊어진 한겨울을 연사흘 눈이 내려 쑥부쟁이, 엉겅퀴, 개망초, 강아지풀 시든 덤풀까지 쌓인 눈 속에 온전히 모습을 감추었을 때 죽은 고양이 한 마리, 끈이 떨어진 슬리퍼 한 켤레, 컵라면 그릇, 깨진 플라스틱 대야마저 쌓인 눈 속에 온전히 모습을 감추었을 때 아직도 나를 사랑이라고 부르는 이여. 천홍공단을 끼고도는 시궁창 옆에서 비로소 안으로 열린 길을 더듬어들며, 나 또한 쌓인 눈 속에 온전히 모습을 감추네. 눈 내린 며칠 2 무너진 둑을 수리하느라, 물을 빼버려 펄을 드러낸 천홍 저수지에도 밑바닥 가득히 눈이 쌓였다. 겨울내내 저수지를 지날 때마다 내 ..